깊은 밤 시름시름 앓던 몸살에
두꺼운 이불로 내 몸을 감싼다.
바람에 흔들리는 내 마음도
두꺼운 심장 사이로 넣어버린다.
한참을 비틀대면서 잠 못 이룰 때
어디선가 들리는 전화기 소리는
이불을 꼬옥 붙잡고 있던 두 손은
힘겹게 이불을 걷어내면서 나를 일으킨다.
누군지도 모르는 소리의 주인을 찾아
나는 또 일어나고 또 일어난다.
끊이지 않는 부름에 몸서리치면서
뜨이지 않는 눈과 들을 수 없는 귀를 한 곳으로 모은다.
나를 부르던 그 곳에는
내가 찾는 사람과 나를 찾지 않는 사람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내일도 일어나서
알 수 없는 소리를 듣기 위해 몸을 부비며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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