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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그런 날...

by 루이보스 스타 2008. 2. 15.

왜 가끔씩 그런 날이 있다. 뭔가 답답하고 우울하고 조금만 스쳐도 기분이 왕창 나빠지는 날이 있다.

나에겐 어제 그리고 오늘이 그런 날이다. 사소한 것 하나에 나를 잃어간다. 그러지 않았는데, 생각의 선이 삐뚤어진다.

이유를 몰라서 어쩌지 못하고 그저 하루의 길에 서성이고 있다. 참으로 이렇게 사는가보다.

이런 날은 술도 잘 안넘어간다. 기분이 내 기분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기분이 나에게 옮겨와 있는 것 같다.

아주 까칠하고 아주 불성실하며 아주 나쁜 성격이 되어버린다.

어느 때부터인가 이런 습관이 생겨버렸다. 그 시점을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충 짐작해봐도 20년은 지난 것 같다.

그런 날이 언제부터인가 나를 찾아와서 아직까지 내 뼈속 깊숙히 박혀 있다.

하루가 일년같은 날이다. 다시는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 말고도 더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세상이 삐뚤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항상 모든 것에 굴곡이 보이고 싫은 색으로 도색되어 있다.

마음이 터질 것 같고 또는 너무 갑갑해서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날이다.

왜 이런 날이 내게 오는지...나는 모르겠다.

그런 날이 어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냥 한 줌의 재처럼 바람에 흩어져 버리고 말았으면 좋겠다.

큰 상처에 나를 감싸주지 못하고 큰 고민에 나를 바로 세우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나는 내가 아직도 한참 작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작은바다인가보다. 바다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이럴 때 나는 아주 작게 느껴진다.

정말 이럴 땐 하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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