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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그런 날에 그러고 싶은 나

by 루이보스 스타 2007. 12. 13.

가끔은 그럴 때가 있는가 싶다.

힘들게 누군가를 떠나보냈는데

어느 날엔가 우연히 생각날 때

그래서 갑자기 가슴이 쓰라리고

속도 쓰라리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있는 것 같다.

바로 오늘인 것 같다.

혼란스럽다.

이런 날들이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아플만큼 아팠는데, 받을만큼 충분히 상처받았는데,

가끔씩 더 아파야하는지 모르겠다.

시간도 많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숫자는 그저 숫자일뿐인가 보다.

떨리는 가슴을 두 손으로 꼬옥 누르고 진정시키고 있다.

흐려진 시야를 살짝 감아서 진정시키고 있다.

마음이 마음이

가슴이 가슴이

슬픈 비가 내렸는데, 너무 조금 내려서 더 기분이 떨어진다.

남들이 말하는 그런 하루가 지금 내게 온 것 같다.

소설책에서나 나오는 그런 기분이 내게 온 것 같다.

사는 게 이런 거라고 왜 말해주지 않는건지 모르겠다.

미리 알았더라면 피했을텐데, 모르고 부딪혀버리니 그 아픔이 평생을 간다.

상처받기 싫다. 이젠 더이상 버틸 힘도 없다.

내 삶에 충실하기도 벅찬데, 가슴에게 나눠줄 힘이 없다.

쓰러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두 눈을 감고 영원히 모든 것이 사라졌으면 하고 생각도 한다.

그래서 난 참 약해빠졌나보다.

편안해지고 싶다.

나도 남들처럼 인연을 만나서 함께 하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고 가족도 이루고 싶다.

내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 걱정에 고민도 하고 싶다.

그렇게 삶을 노력하면서 살고 싶다.

날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데, 세상은 날 벼랑끝으로 몰아세우는 것 같다.

나도 내 삶을 사랑하고 싶은데, 지금은 마치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느낌이다.

이래서 사랑이란 것이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하나보다.

혼자 있고 싶진 않다.

외로움을 종이배에 띄워 저 멀리 보내버리고 싶다.

올 한 해가 이렇게 쉽게 허무하게 냉냉하게 쓰라리게 지나간다.

오늘 같은 날은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조용히 몸도 마음도 숨죽인 채 삶의 바람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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