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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여행이란...

by 루이보스 스타 2008. 8. 10.

 

긴 여행이었다. 7일간의 머나먼 여정이었다.

한참을 혼자 지내야했다. 친구집에 가서 며칠을 보낸 적도 있었다.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여행이란 마치 오랫동안 같이 지낸 친구같다. 말이 없어도 여행은 나에게 말을 시키지 않는다. 여행은 나에게 복잡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여행은 멀리가도 좋고 가까이 가도 좋다. 단, 새로운 것을 봐야 한다. 새로운 것을 느껴야 한다. 여행은 새로워야 한다.

집에 있는 것과 여행하는 것이 똑같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새로운 것을 느끼고 만지고 보고 배워야 한다. 여행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돈과 시간만 있으면 된다. 물론 그것만 있으면 안되는 것 하나도 없겠지만...

여행은 말없는 친구다.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나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여름휴가를 이용해서 나는 내가 그동안 가보고 싶은 곳을 갔다. 생각지도 못한 곳을 간 적도 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크게 느낀 점은 혼자라서 나쁠 것은 없다는 것과 세상은 더없이 넓다는 것 그리고 새로움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것을 알게 되었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곳을 갔다. 새로웠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과 공기 좋고 맑은 곳이 있다는 것과 새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참 좋았다. 좋은 추억이 하나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말동무가 없어서 심심한 점, 그리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 유명한 장소에 가서 혼자 입장하는 것만 제외하고는 눈치가 보인다거나 어색한 곳은 없었다. 참 그리고 내 모습을 찍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혼자 여행간다는 것은 이런 점이 참 안좋은 것 같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혼자 여행가서 뭔가를 주문하거나 계산을 할려고 하면 꼭 한 번은 되묻는다. 혼자세요? 1명요?

아직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혼자 여행지를 찾는다는 것이 어색한 것인가보다.

 

 

 

 

여행에 있어서 산과 강과 푸른 바다는 언제나 항상 친구가 되어준다.

오히려 삭막한 도시의 경관이 탁한 향을 만들어낸다.

여행을 하면서 크게 느낀 것은 사람은 항상 자연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항상 최첨단 기기와 건물들 그리고 발전을 꿈꾸며 만들어가고 있지만, 결국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눈부신 발전도 좋지만, 우리는 자연없이는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보완된 발전을 해야한다.

누구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사는 것이 인간이 가장 보람적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한다.

컴퓨터, 딱딱한 책상, 공장의 소음, 자동차의 매연 등 그러한 소소한 일상을 벗어던지고 여행을 떠나보자.

그러면 사람이 얼마나 세상에서 작은 존재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삶에 대해 눈이 뜨여질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또 하나 느낀 점이 있다. 바로 소중한 친구다.

내가 어디를 가도 있다. 항상 있다. 내가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도 친구는 내 곁에 있다.

친구는 그런 것이다. 사랑이 없어서 외로움을 느낀다면, 우정을 돌아보면 항상 누군가 곁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괴로워도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건 친구가 아닐까 한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친구가 있듯이 나에게도 많은 친구가 있다.

그들이 내게 삶의 가치를 제공해준다. 내가 살아야할 이유는 사랑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우정으로 엮인 인연이든 필요에 의한 인연이든...

나의 여행 내내 친구는 곁에 있었다.

 

 

 

 

여행은 항상 끝이 난다. 모든 것에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나의 여행도 시작과 끝이 있다.

삶의 여행은 아직 ing이지만, 이번 여름휴가 여행은 끝나버렸다.

혼자서 정말 혼자서 전국을 돌아다녔다면, 엄청난 금액과 함께 지독한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곁엔 나를 위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 때문에 나는 작은 비용으로 외로움을 덜 느끼며 시간을 보냈다.

가끔 자신의 처지가 차갑다고 느껴질 때 친구를 찾아가라. 그러면 따뜻해질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진정한 친구들은 항상 여행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끝내면서 이렇게 많은 글을 남겨보긴 처음이다.

글의 시작도 끝도 없으면서 생각나는대로 주저리 읊조린다.

생각이 아직도 덜 정리가 되었나보다.

많은 것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는데, 아직도 나는 한 곳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나를 다스리려고 했지만, 마음만 가벼워졌을 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못내 나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