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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그쯤이었을까? 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추천한 책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사랑을 잘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라고 권해준 것 같기도 하고..정확한 의도는 알 수가 없었다.
제목은 참 와닿았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라...
한참을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놓고 오래도록 잊어먹고 있었다.
김해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겨 책구경 하러 갔다가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있었다.
구매를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소설이었다.
여주인공 세진과 인혜에 대한 이야기인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정신세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는 데 시간이 2개월 이상 걸린 것이 너무 심오한 정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진도가 안나갔기 때문이었을지도...
방금 이 책을 다 읽고 이제 나도 독서노트에 글 하나 남기는구나라는 생각에 바로 컴터앞에 앉았다.
세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억압과 사랑에 대한 결핍 등 다양한 상처들이 무의식 깊은 곳에서 그녀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그래서 온갖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되고 몰랐던 자신의 상처들을 하나씩 돌이켜본다.
인혜는 평범하지만 결혼 실패 이후로 남성들을 그저 자신의 욕구 충족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사랑이란 것을 나쁜 쪽으로 보기만 한다. 자신의 감정을 뒤흔들 정도의 남성을 만나지만 스스로 이건 아니라고 벽을 치고...
책의 내용은 세진이 몸이 아픈 이유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다가 신경정신과를 찾게 되고 정신분석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그려주는데...
솔직히 좀 난해하기도 하고 소설이 아니라 정신분석과 관련한 에세이 느낌이 들 정도로 워낙 많은 토론과 분석을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간다.
여성들의 모임인 오여사 모임에서는 주로 a+페미니즘에 대해 토론을 하고 해서 이 책은 여성을 위한 책인가? 남성인 내가 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마치 잘못된 사회구조를 파헤치는 듯한 대화들이 많이 오고가고 하는 부분이 있어 일정부분은 공감을 하나 너무 오바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은 한 인간이 아주 어릴적부터 겪게되는 모든 과정과 상처, 경험, 불만 들이 무의식 안에 깊숙히 내재되어 있다가 어느순간 몸의 악성종양처럼 스스로를 파괴할지도 모르고 그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천천히 깊이있게 돌아보고 표출되지 못한 욕구를 표현해가면서 억압된 자신을 해방시켜야 새로운 인생의 변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주 완벽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성공한 것처럼 살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이 억압된 분노와 불만이 무의식을 통해 상당히 강력한 방어벽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점점 아파하고 거짓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책을 읽으며 나 또한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고민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싫은 것들, 어떤 정해진 규칙처럼 반복되고 벗어나면 안되는 행동이나 포장되는 나 자신이 있는 게 아닐까? 나도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어릴 적 특정인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지금의 내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면 그게 무엇일까라는 생각까지.. 소설 속 주인공 세진처럼 내면 깊숙히 파고 파다 보면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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