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사회라는 책을 읽고 저자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책을 너무 술술 읽을 수 있게 글을 매우 잘 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방시라는 이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니 다행히 있어서 빌려서 읽었다.
이 책에 저자의 이름은 없다. 자기가 살고 있는 방 호수를 이름으로 대신했다.
그만큼 민감하거나 본인이 자신의 가족과 아는 사람 모두에게 자신의 처지를 걱정할까봐 그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아직도 노동에 대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10년 이상 많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부당하게 노동자들이 갑의 횡포에 당하는 있는 것을 많이 봐왔다.
소소한 것부터 휴가 쓰는 것, 야근 수당 안주는 것... 기타 등등... 많은 부분들이 아직도 노동자들한테 불리하게 되어 있다.
법으로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그렇다. 대기업들이야 관리 감독하는 사람이 많고 그만큼 금전적인 여유가 있으니 이것저것 세세하게 챙겨주겠지만, 중소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휴일에 대해 합의 이런 것도 없고 그저 사장 맘이다.
법적으로 주 5일 지켜야하는 회사들도 격주로 일하고 있는 회사가 많다.
야근 몇시간씩 하는 건 돈으로 주지도 않는다. 회사가 바쁘면 개인이 희생해야하는 것을 당연시 한다.
그러다가 노동부에서 감사라도 나오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거짓서류들을 만들어내고 벌금을 피하려고 한다.
수많은 노동자들은 법의 경계선에 있다. 몰라서 당하는 것도 있고 알아도 사장이 무서워서 소리내지 못하는 것도 있다.
회사에서 해고되면 갈 데가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 참고 사는 것 같다. 그래야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더 좋은 조건에 근무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다들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방대 시간강사가 얼마나 고약하게 대학으로부터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말 그대로 현실이야기를 하고 있다.
학과사무실에서 일을 해도 최저시급도 안되는 돈을 받고 4대보험도 해주지 않고...
시간강사를 해도 근무시간 때문에 4대보험도 안해주고.. 대학은 사람에게 돈을 쓰지 않고 알아서 연구하고 살아란다.
그러면서 나라의 연구에 대한 경쟁력 운운하고 있다.
물론 작가는 인문계열의 연구를 한다. 무엇인가 직접적으로 돈이 되는 개발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류가 문화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이 없이 과학만으로 인류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워낙 열악해지고 있는 인문학, 문과 계열에 대한 연구는 지원이 형편없고 관심도 없다.
석사가 되고 박사가 되기 위해서는 돈이 많던가, 아님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도 결국엔 졸업하게 되면 학자금대출 갚느라 꾸준히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 현실을 잘 말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작가는 매우 이상적인 사람 같다. 후반의 내용을 보면 강사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강압적이지 않고 뭔가 아주 이상적인 형태의 강의를 하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교수들은 좀 그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중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인데... 교수나 강사들의 수업방식은 정말 대학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말도 서두없이 진행되고 있네. 그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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