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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담삼봉과 석문(단양) - 단양의 명소를 찾아가다.

by 루이보스 스타 2008. 8. 27.

 

도담삼봉에 있는 정자

 

 

정오가 지났을 무렵 나는 단양8경 중에 하나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기까지 와서 정작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내려간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도담삼봉을 가기로 했다. 안내책장 중에 가장 사진이 멋있게 나와서 선택했다. 시내와는 거리가 있었다. 생각보다 먼 거리에 차가 없었으면 많이 고생했을 것 같다. 차를 주차하고 도담삼봉으로 걸어가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평일이었지만, 휴가철이라서 역시나 분위기가 조금 틀리긴 했다.여기저기서 사람소리가 들려왔고, 바람소리는 햇빛을 피해다녔다.

 

 

 

도담삼봉의 풍경

 

도담삼봉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할 수가 없었다.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항까지 단 번에 달려가야하는 약속이다. 나는 그렇게 멀지 않겠지하고 처음엔 여유를 가지다가 네비게이션을 찍어보고 급하게 달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왠만큼 볼 것은 다 보고 갔다. 도담삼봉은 세 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는데, 그 중 가운데에 정자가 지어져있다. 정말 운치있게 지었다. 맘 같아서는 배로 저 정자에서 쉬었다가 가고 싶었지만, 정자로 올라가는 것은 제한되어 있었다. 단지 근처에 선착장이 있어 유람선과 모터보트가 도담삼봉을 맘껏 희롱하고 있었다.

내가 사진을 찍은 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포인트였다. 뒤로는 큰 산이 없어 하늘이 절반을 차지하고 도담삼봉 전체가 사진에 들어오니 멋있는 풍경이 아닐 수가 없다.

 

 

도담삼봉과 유람선

 

그렇게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뜨거운 햇살에 나는 눈을 찌푸리면서도 좋은 사진을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눌러댔다. 약간은 기울어진 사진을 얻었지만, 여기서 많은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 유람선도 타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다. 여기서 유람선을 탄다고 해도 8경을 모두 볼 순 없다. 이리저리 많이 나뉘어있었기 때문이다. 안내판은 그것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지만, 단지 그것 뿐이었다. 풍경 사진은 같은 장면을 서너장 찍고 나면 조금 흥미가 떨어진다. 표정없고 정지된 대상을 가지고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풍경을 계속 찍다보면 힘들게 노력했지만, 정작 얻어지는 것은 몇장 안되는 사진들 뿐이다. 인물 사진은 그게 아니다. 항상 변하고 살아있기 때문에 모든 순간이 셔터막이 열리는 그 순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기서는 유람선과 보트가 왔다갔다 해주면서 다양한 연출을 해주고 있었다.

 

 

유람선

 

 정말 이럴 때에는 망원렌즈가 편하다. 내가 원하는 화각으로 한 번에 다 찍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왼손을 움직여가면서 나는 원하는 사진을 찾는다. 하지만,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내가 신이 아닌 이상 저 사물들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보면 볼수록 저 정자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것에서 드러누워 강바람을 맞으며 그늘진 곳에서 잠이나 한 숨 청하고 싶다.

도담삼봉은 단지 봉우리만 세 개 있었다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화룡점정이라고 했던가, 저 돌 위에 정자를 지었기 때문에 여기가 최고의 경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람선 선착장

 

많은 사람들이 유람선도 타고 모터보트도 타고 사진도 찍고 있다. 바로 반대편에는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로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단양에서는 여기가 꽤 장사가 잘되는 곳인가보다. 석문으로 가는 길에 분수노래방이 있었다. 돈을 내고 노래를 하면 음악에 맞춰 분수가 솟구쳤다. 신기하게는 보였으나, 단체를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큰 히트를 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 곳에 있을 동안 2~3명이 돈을 내고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구경꾼도 많지 않았고, 박수소리도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이 곳을 떠나기 전에 주인이 전원을 내렸다. 노래방기기가 여기에서는 히트를 못친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하늘에 떠 있는 모터로 가는 글라이더도 보고 나름 시간을 즐겼다. 아직 일행이 될 사람들한테서 연락이 안온 것이다. 출발할 때 전화주기로 했는데 연락이 없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기로 했다.

 

 

도담삼봉의 정자

 

 

 

도담삼봉과 모터보트

 

천천히 걷다보니 석문이란 곳도 300m만 가면 있다고 나온다. 그래서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아! 그런데 왠일...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등산을 별로 안좋아하기 때문에 10여초간 고민을 했다. 그리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정말...결과에 대해 실망이 좀 컸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힘들지만, 꿋꿋히 계단을 올랐다. 이 땡볕에 카메라를 메고 걸음을 빨리 걷다보니 땀에 절어버렸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다보니 정자가 보였다. 여긴가 하고 둘러보니 그저 쉼터용이었다. 조금 더 가야한다고 세상은 내게 얘기해주었다. 그래서 조금 더 갔다. 약간 어두운 곳에 석문이 있었다.

석문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는데, 까먹었다. 하여튼 여기에 도착하니 구멍 뚫린 바위가 있었다. 너무나 크게 뚫려 있어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울창한 수풀에 둘러쌓여 있어서 경이로움이 줄어들었다. 나의 흥미를 제대로 끌지 못했다. 사진도 몇컷 안찍었다. 힘들었는데, 그만큼의 매력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그저 큰 구멍 뒤로 강과 논이 보이는 게 전부였다. 실망했으나, 후회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트나 유람선을 타고 반대쪽에서 여기를 본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장면보다는 반대쪽에서 날 보는 장면이 더 멋지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원래는 이 곳을 하루라는 시간동안 둘러볼렸고 했는데, 갑자기 약속이 생기는 바람에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나름 집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아직도 달래고 있다. 단양은 멋진 곳이다. 여러 가지의 자연경관이 나를 설레게 했고, 맑고 순수한 느낌이 참 좋았다. 하늘은 구름과 어울려 멋진 영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석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