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해수욕장 옆에 보이는 공단
포항에 왔는데 막상 가볼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마땅한 곳이 없었다. 일행을 만나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는데, 그냥 해수욕장 가자고 한다. 이번 여름에 바다에 빠지고 싶었는데, 내심 기대하고 출발했다. 해수욕장 주변은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따로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나도 주변에 주차를 하고 짐을 챙겼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여기는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바로 한쪽편에는 공단지역이 자리하고 있어서 풍경이 남달랐다. 공단지역은 저 멀리 보이기는 했지만, 그런 모습이 썩 좋진 않았다. 뉴스에서 보던 폐수를 내뱉는 곳도 있겠지란 생각에 해수욕장이 썩 달콤하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해수욕장의 풍경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들과 해변에 드러누워 풋풋한 연애향기를 뿌리는 연인들과 제트보트를 타며 시원한 바람을 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5시가 넘었었다. 그래서 해는 뉘엿뉘엿지고 있었고, 주변 상가들로부터 빛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역광은 별로 없어서 사진이 참 진하게 나왔다. 하지만, 주변 건물들이 너무나도 크고 넓게 펼쳐져 있어서 나는 그림자에 가려지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은 그늘로 덮어졌으며, 갑자기 싸늘한 느낌이 감돌기 시작했다. 여기는 마치 해운대와도 비슷하게 되어 있다. 상가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마치 해운대를 연상케 했다. 꽤 넓은 백사장이 그러한 풍경을 더해주었다.
해수욕장의 파도
파도는 천천히 밀려왔다. 급한 것이 없었고, 끊김이 없었다. 잔잔함이 계속해서 밀려왔다. 그리고 녹색의 식물들도 떠밀려 왔다. 백사장이 그렇게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그리고 하얗게 모래알들이 반짝이지도 않았다. 백사장은 약간은 지친 듯 피곤한 색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저기 녹색의 반점들로 색을 흐리기 시작했다.
해수욕장에서 제트보트를 끌어내고 있는 갤로퍼
한 편에서는 자동차가 바다로 들어가서 제트보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저렇게 깊이 들어가다니...차는 그냥 저런 용도로 사용하나보다. 바닷물에 차가 닿으면 부식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저정도는 괜찮은가? 하고 고민하고 있을 무렵 해는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차가워지고 사람들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더욱 조용하기만 했다. 그러더니 어디선가 갑자기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다속에서 갑자기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마치 고래가 인사라도 하는 듯 높다랗게 물이 뿜어져 나왔다. 새로워 보였지만, 뭔가 어색하고 약한 느낌이었다. 몇 분 되지도 않는 분수쇼가 끝나고 나니 더욱 황량해졌다. 돌아가라는 시간을 알리는 듯 했다. 왜 뿜어졌는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고 떠났다. 아마도 포항에 사는 사람들은 알지 않을까 한다.
바다의 저편에서 밀려오는 그리움
짐을 챙기고 발을 씻기 위해 움직였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였는데, 그곳에서 발을 씻었다. 생각보다 시설은 잘되어 있는 편이다. 돌아가기엔 너무나 아쉬워 주변에 잠시 들릴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마침 공원이 하나 보였다. 정확히 무슨 공원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곳에 가니 해수욕장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네온사인에 묻혀버린 백사장이 안타까워 보였다. 빛은 다양하고 밝고 화려함을 더해주었지만, 뭔지 어딘가 모르게 백사장의 초라함이 강조되는 듯 해서 마음이 아팠다. 야경을 찍을 때 보니 달이 무척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달과 하늘 그리고 해수욕장은 정말 좋은 구도를 가지고 있었다. 단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해서 좋은 사진을 많이 남기진 못한 것 같다. 포항은 그렇게 내게 첫 인사를 했다. 포항도 나름 다양한 볼거리와 주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의 부족한 시간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바다가 가까웠고, 바다와 친해질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근처 공원에서 바라본 해수욕장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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