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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군항제(진해) - 뜨거워지는 계절, 봄의 서막이 열린다.

by 루이보스 스타 2009. 4. 6.

 

올해 방문한 곳은 경화역이다.

이 곳엔 한 번도 온 적이 없기 때문에 진해에서의 첫걸음을 내딛은 곳이다.

군항제 첫날이라서 그런지 차는 주요도로는 차가 막혀서 움직이기 힘든데,

주인공은 아직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큰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시기를 보니 다음주쯤은 되어야 만개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날 다시 이 곳을 찾았다.

 

 

군항제 마지막날, 친구와 둘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버린 벚꽃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연출은 가능하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던 것이다.

원하는 사진이 나오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최대한 내가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보인다. 경제난이라고 해도 자신들만의 여유를 찾고 있는 듯 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즐기자는 표정이 얼굴 한가득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너나할 것 없이 행복해보인다.

시원스런 바람이 봄날의 따뜻함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벚꽃은 빨리 피고 빨리 지는 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감정을 더욱 크게 자극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금 더 이 꽃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백색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꽃이어서 인기가 높은지도 모르겠다.

군항제는 전국적인 축제로 유명해진지 오래다.

전국 곳곳에서 진해의 벚꽃을 구경하러 온다.

사람들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축제의 장으로 모여든다.

환한 웃음으로 시작해서 아쉬움 미소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경화역에서 가장 큰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바로 기차다.

벚꽃터널을 지나가는 기차가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곳이 크게 인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다보니 기차가 입구쪽에서 멈춰버렸다.

빵빵~ 거리는 기차의 경고음이 들려도 사람들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모두들 멋진 장면을 만들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것을 보니 별로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지킬 것은 지키고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예의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경화역을 지나는 기차는 진해에서의 멋진 풍경 중에 하나다.

나는 진해에서의 가장 멋진 벚꽃 길을 꼽으라고 한다면

첫번째는 여좌천 벚꽃이고, 두 번째는 안민고개, 세 번째는 경화역, 네 번재는 장복산으로 꼽는다.

가장 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경화역에 기차가 지나간 길에 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사진을 찍고 있다.

모두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멋진 풍경이다.

 

 

여좌천 로망스 다리를 작년에 이어 또 방문했다.

해가 갈수록 사람이 많아지는 듯 하다.

작년엔 유채꽃을 밟는 사람들 때문에 훼손이 많이 되었는데,

올해는 울타리를 쳐놓아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아놓았다.

그래서인지 작년보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가 힘들었다.

나는 오히려 여기의 아름다움은 청계천 보다 났다고 생각한다.

하천을 이렇게 예쁘고 조화롭게 정비해놓은 곳을 보지 못했다.

이렇게 하천을 구상해놓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같다.

벚꽃과 유채를 하천에 접목시켜 멋진 관광지로 만들어놓은 것은 능력이 참으로 대단스럽다.

 

 

 

조리개를 열고 유채꽃을 찍었다.

구름이 태양을 덮고 벚꽃이 나머지 빛을 덮어버려서 너무 어두웠다.

그래서 조리개를 최대한 열었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나보다.

물가에 있는 유채는 또 하나의 멋진 느낌을 전달해준다.

 

 

여좌천을 한 바퀴 돌고 시내로 걸음을 옮겼다.

진해시엔 로터리가 3개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행사로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오후쯤에 군악대 행사가 있나보다. 로터리에 하나의 극장을 만들었다.

원형으로 만들어놓고 리허설을 할려고 하는지 여기저기 준비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주변으로는 먹을거리가 즐비했다.

배고픈 사람은 이 곳을 쉽사리 통과못할 것이다.

사방에서 퍼져오는 음식냄새로 위액이 미친듯이 뿌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 먹을거리와 야시장, 체험마당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군항제는 마지막날을 얼마나 더 뜨겁게 만들 것인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제황산으로 연결된 모노레일이 보인다.

올해에 새로 생겼는데,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걸 보니 풍경을 위주로 착안이 되었나보다.

원래 저길 오르는 계단이 365개라고 해서 365계단이라고 하는데,

천천히 올라가다보면 캐리커쳐나 초상화를 그려주는 예술인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갈수록 첨단화를 지향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명물을 만들어내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얼마되지도 않는 거리를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란 의문이 조금 남는다.

자연은 자연그대로의 풍경을 보존하면서 추가적인 행사와 인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자연을 해치면서 인공적으로 아름다움을 계속 만들어가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나 같으면 오히려 벚꽃을 더욱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큰 공간에 벚나무를 심어 사람들이 진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벚꽃이 주인공인데 여기는 갈수록 벚꽃이 보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로터리를 지나가는데 진해우체국이 눈에 들어왔다.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건지 아니면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름 운치가 있어 사진을 찍었다.

진해시내는 높은 건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들어서 고층의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지만, 예전만해도 군사지역이라서 군안보상 높은 건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오히려 그래서 옛 풍경을 느낄 수 있고 정겨운 멋이 있는게 아닌가 한다.

 

 

 

로터리에서 500m를 걸어가니 해군사관학교가 나왔다.

아주 어릴 적에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는데, 그때 그곳인가하는 마음에 입구쪽으로 향했다.

자가용으로 들어갈 수 없는 줄 알았는데, 왠걸 다 통행이 허용되었다.

시간이 조금 늦어서 그런지 들어가는 차는 별로 없고 대부분 나오는 차가 빼곡히 거북이 운행중이었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가니 버스타는 곳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들어가야하기에 버스를 여기서 타는지 몰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버스비 1천원을 지불하고 버스를 탔다.

가까운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버스는 깊숙히 들어갔다.

끝까지 들어가니 관광객들이 모여있고 거북선이 보였다.

박물관이 있고 정박항도 보였다.

어릴 적 기억하고 조금 매치가 되는 듯 했다.

 

 

박물관은 별거 없겠거니라는 생각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그저 겉 모양만 사진으로 훑고 지나왔다.

거북선은 통영에도 있어 그때 자세히 봤기 때문에 또 보는 것은 썩 내키진 않았다.

줄이 길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걸어서 돌아나오기 시작했다.

여긴 도대체 어딜가나 사람이 이렇게 많단말야라고 혼잣말하며 걸어나왔다.

해군정복을 빌려입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상의만 입고 사진을 찍으면 정말 그들이 해사관생인줄 착각할 정도다.

옷을 빌려준다는 독특한 방식에 사뭇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남자 둘이서 그런 짓을 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내심 훗날을 기약하며 이리저리 셔터를 눌러댔다.

 

 

우리나라 해군 역사의 상징인 거북선이 석양을 뒤로하고 잔잔한 바다위에 기풍을 뽐내고 있었다.

주변이 흐려서 내가 원하는 색감이 나오지 않았다.

반사광도 너무 심해서 나는 계속 카메라를 조절하는 수 밖에 없었다.

거북선은 우리나라의 자랑이며, 조선 수군의 키포인트 중에 하나다.

이러한 점을 잊지 말아야하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욱 해양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버스를 타고온 반대편에는 군함이 관광객으로 들끓고 있었다.

멀리서 보는 것만 해도 웅장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금은 이지스함이나 그런 최신의 함정들이 적을 아주 멀리서 확인하고 미사일을 바로 쏘지만,

2차 세계 대전 때만 해도 전투형 전함들이 많았다.

모두 대형포를 많이 달고 적을 발견하면 그 포들이 좌우로 움직여서 큰 포성을 울리며 함포를 쏘던 때가 있었다.

전쟁영화나, 온라인 게임에서는 그런 장면을 볼 수 있다.

오히려 그때의 전함들이 더욱 웅장하고 거대해 보였던 것에 반해 지금은 첨단화로 무장해 과거의 멋을 조금

잃어버린 것 같다. 이 시각은 단순히 시각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기엔 그런 것이다.

 

 

진해 군항제는 이미 전국축제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고 관광객을 갈수록 많아지고 차량증가에 많은 일들이 한 곳에 뭉친다.

나는 군항제에서 가장 볼거리는 바로 벚꽃이 아닐까 한다.

군악대행사, 불꽃쇼, 여러가지 대회 등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사진 한 장의 추억은

평생을 남지 않을까 한다.

축제속에서 나를 잊어버리지 않고 내가 주인공이 될 때 그 축제가 평생을 가고 앞으로도 가고 싶은 축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군항제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테마가 있고 깊이와 화려한 자연의 볼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한다.

그리고 각 장소별로 통제 도우미를 두어 다음 날의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고 본다.

축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현장이다.

가끔씩 자기만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 볼거라고 자연을 해치고 안하무인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앞으로는 조금 바뀌었으면 한다.

축제라는 그 장소속에는 항상 웃음만이 가득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