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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청도 소싸움대회(경북 청도) - 소를 위한 콜로세움, 치열한 격투

by 루이보스 스타 2009. 3. 31.

 

3월 27일 시작한 청도 소싸움대회 이틀째 이 곳은 온동 사람들 뿐이었다.

올해는 소싸움전용 경기장까지 지어놓고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청도 시내에서 조금 외곽쪽으로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에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길 모퉁이바다 경기장으로 가는 플랜카드가 붙어있었다.

행사장까지 수킬로를 앞두고 차가 거북이보다 느린 걸음을 하고 있었다.

무슨 차가 이렇게 많아? 하고 물음을 던졌지만, 받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어렵게 차를 주차하고 경기장에 들어갈려고 매표소에 들렀는데 입장료가 성인 5,000원이었다.

그런데, 표를 사는 사람이 없어서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정보를 획득했다.

이미 경기가 몇개 안남아서 그냥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3시에 도착할줄 알았는데, 4시를 넘겨서 도착했다.

이렇게 빨리 경기가 끝이나다니...

빠른 걸음으로 경기장안으로 들어갔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서둘러 자리를 잡았고 카메라를 조율하기 시작했다.

 

 

 

소싸움 사진촬영대회가 간단하게 있어서 그런지 수많은 아마 사진작가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동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서 한 순간의 찰나를 잡기 위해서 사람들은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나도 갈수록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가형 렌즈가 부러워지고 있다.

약간 어두운 곳에서도 충분히 광원을 확보할 수 있는 조리개 때문에 내심 부러웠다.

하지만, 형편에 맞게 살아야한다고 하지 않는가.

수백짜리 렌즈하나 살 형편이 된다면 이렇게 여기 혼자 남지 않아도 되는 것을.

경기장안에도 사람들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속에 즐거움의 미소가 한가득했다.

 

 

 

뒤늦게 온 관광객들을 위해 보너스로 두 경기를 더 마련했다고 한다.

이 경기가 끝나면 정말 끝이라고 안녕히들 가시라고 사회자는 말한다.

특유의 재치와 농담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을 끌어내는 사회자다.

축제장소에서 지역방언을 맘껏 써가면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말을 한다.

 

 

소싸움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한 마리가 들어오고 대기한다. 멋진 괴성을 부르짖는 소도 있었다.

앞발로 땅을 포크레인이 파는 것처럼 멋진 리액션을 보여주는 소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러한 소의 리액션에 환호했다.

나는 다만 신기할 뿐이었다.

그렇게 느린 줄로만 알았던 소가 무대속 주인공이 되어 관객의 환호를 받다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소싸움은 단 번에 끝이 날 수도 있고, 10~20여분가량 길어질 수도 있다.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열심히 밀어붙이다가도 한 번에 홱하고 돌아서며 꽁무니를 보이는 소도 있었다.

머리에 피가 나올 정도로 들이박는 소도 있었다.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어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남은 경기가 끝나고 해설자의 말도 끝이나고 사람들은 빠져나가고 있었다.

 

 

경기장이 고요속으로 잠들어가고 있었다.

남아서 흙을 고르는 사람들과 떠나기전에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만이 자신의 할일을 다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국의 콜로세움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전에 TV를 보니 이러한 경기에 나가는 소들은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도 시키고 한약 등 보약을 먹인다고 한다.

우승하기 위해 길러지는 것이다. 그리고 우승을 하면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이런 룰은 소나 인간이나 다를 바가 없다.

 

 

90여마리였나? 그정도의 소가 5일간 펼쳐지는 대회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하루에 열 몇경기 하는 것 같은데, 대부분을 놓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경기장이 돔 형식이어서 자연광을 많이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옛날 경기장이었으면 정말 쨍한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을텐데, 심히 안타깝다.

물론 장비의 부재이긴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찍었다.

내가 사는 곳과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거대한 축제가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또 하나의 대한민국 축제로서 크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소싸움 대회는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고만 있다.

 

 

경기장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이때쯤 빛이 가장 누그러져있어서 사진찍기 좋다고들 한다.

물론 나도 그런 점에선 찬성이다. 이럴 때에 분위기 있는 사진이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밖으로 나와 경기장 주변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다양한 작품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웅장한 규모가 아니더라도 소소한 것들이 아름다우면 관광객의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ㄷ자 모양으로 전시 판매장이 각 텐트별로 있었다.

감이 유명한 청도이기에 자리를 옮겨서 시식을 해보았다.

정말 달콤하고 감미로운 맛에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감에서도 이런 맛이 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둘러보니 다양한 전시품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 중에서도 동물들을 보여주는 곳이 가장 신기했다.

오소리, 양 등 몇가지 동물들을 전시해놓고 있었다.

아주 귀엽게 보이는 동물들이 내 눈에 살포시 들어왔다.

사진을 찍을려고 들이댔으나, 5시가 되니 문 닫아야 한다고 커튼을 내린다.

무슨 축제가 이렇게 빨리 끝나지?라고 생각했다.

이 곳의 분위기는 여기가 끝났으니 어서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겨서 그곳에서 또 하나의 청도의 멋을 즐기라는 듯 했다.

유등제도 있다고 했는데,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또 하나의 거대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도 소싸움대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전해준다.

소싸움을 그렇게 많이 보아온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기서는 질리도록 볼 것이기에 새로움이 평범함으로 되어버릴 수도 있다.

교통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개선이 되어야한다.

3km 움직이는데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조금만 늦으면 축제도 못보고 짜증만 내서 돌아가야하는 상황이다.

도로도 왕복2차선이어서 쉽게 빠져나가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네비게이션이나 지도로 지름길을 찾은 사람들에게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무작정 한 길로만 오는 사람들에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주변엔 무슨 공사를 그렇게 하는지 흙먼지가 날려 창문을 쉽게 열 수도 없었다.

올해엔 이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지만, 내년엔 조금 더 일찍 출발해서 축제의 향연을 제대로 즐겨봐야겠다.

청도 소싸움대회, 감와인터널, 운문사 등 이 곳은 1박 2일 코스로도 충분하다는 생각까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