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다가 주변에 회산 백련지라고 유명한 곳이 눈에 띄었다.
한 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이 되어져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주차장이 아니었다.
도로표지판을 보고 입구를 제대로 찾아갔다.
8월말부터 연꽃이 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구부터 공사가 한장이다.
여기저기 고치고 꾸미고 하는 곳이 많았다.
여긴 공연도 하나보다. 넓게 펼쳐진 공연장이 나를 처음 맞이한다.
주변엔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쉴 수 있도록 철골구조로 천막을 만들어 놓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휑하였지만,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면 여기도 왠만한 관광지 못지 않게 붐빌 것 같다.
저 뒤로도 천막이 들어서는데, 먹거리 등 다양하게 들어올 것이다.
입구부터 푸른 잔디내음이 내 코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회산 백련지는 마치 거대한 호수같다.
푸른잎으로 덮인 호수가 생각이 난다.
그 사이사이로 길을 내어서 사람들이 이 진한 녹색 호수의 향기를 맡도록 해놓았다.
마치 어릴적 만화 '개구리소년 왕눈이'가 생각난다.
푸르름을 강조한 이 곳은 연꽃이 피게 되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연꽃의 아름다움을 볼 순 없었지만,
날짜만 잘 고른다면 꽃 천지로 덮인 곳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카메라들이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를 것이다.
카메라로 노출을 제대로 못잡고 있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내가 설정을 잘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사진에 있어서 노출은 중요하다.
사진에 영혼을 불어넣는 기술이 노출을 설정하는 기술이 아닐까?
작은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이뻐하다가도 큰 연꽃이 피지 않은 것에 아쉬워했다.
그 아쉬움이 내게도 전달되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현재 볼 수 있는 것에 충실하기로 했다.
현재에 만족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났다.
전부 걸어보는 것만해도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었다.
정말이지 여긴 다음에 연꽃이 화려하게 피었을 때 오고 싶다.
하늘에서 눈이 내린 듯한 느낌일 것이다.
꽃에 둘러쌓인 천사를 찾는 그런 느낌?
연꽃 사이에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보다 더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개구리 형상을 만들어놓아서 아이들이 좋아하게끔 구성해놓았다.
성인들에게는 어릴적 만화가 기억나도록 해놓았다.
나는 분명히 그런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메기가 나타나서 나를 무릎꿇게 만들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전기뱀장어 아저씨가 도와주겠지? ㅎㅎ
파란 하늘과 푸른 연꽃바다를 보니 마음이 평온하다.
나를 뜨겁게 만드는 강렬한 색상은 없지만, 충분히 쉬고 싶을만큼 평온한 느낌이다.
내가 갔을 때에는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마련된 평상에 혼자 드러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다.
정말 편안한 곳이다. 이러한 평온함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재와 정말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고
땅은 연잎들에게 둘러쌓여 푸르고 그 사이에 나무의 느낌을 아주 잘살린 길이 만들어져 있다.
마치 동화속 풍경을 보는 것 같다.
여긴 누구나가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곳이다.
푸르고 푸르다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다.
물론 연꽃이 피면 더욱 푸르고 하얗게 될테지만,
연꽃이 피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마음읖 평안하게 해주는 곳이다.
사는 곳만 가까워도 자주 오고 싶은 그곳이랄까.
한참을 땡볕에서 몸을 태워가며 사진을 찍었다.
충분히 선크림을 발랐음에도 몸이 뜨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푸른 바다 사이를 지나가려면 꼭 이겨내야하는 힘겨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즐기면서 마음에 푸른 색을 칠하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너무나 화려하지 않고, 적절한 조화와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다른 곳과 달리 온통 치장에 혈안이 되어있지도 않고,
장점만을 최대한으로 잘 살려서 멋진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갈수록 멋드러진 옷을 입고 있다.
처음엔 지루할지 몰라도 걷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한테는 산책하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한참동안 걷는다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후회가 되진 않았다.
내 카메라도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 날씨도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세상이 고요해지는 듯 했고, 나는 그 중심에 다다르는 것 같았다.
보다 멋진 세상을 꿈꾼다.
누구나 보다 좋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나타나면 금방 실증낸다.
보고나면 지루해지는 그런 아름다움은 필요치 않다.
그저 허상일 뿐이다.
둥근 원형으로 구성되어진 식물관은 아주 간단하게 잘 꾸며놓았다.
마치 시험을 위한 요점정리를 하는 곳이라고 할까?
여길 들어오니 모든 것이 한눈에 알 수 있는 듯 했다.
회의실로 만들어진 곳이다.
입구 모양이 신기했고, 밖에서 들어오는 햇살 또한 전통문형에 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 외에도 사진기를 들고 계시는 분이 있었는데,
바로 여기의 아름다움을 독창적으로 담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 같았다.
절묘한 공간에 신기한 사진이 만들어졌다.
문득 여기에 왜 다리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감흥이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나중에 연꽃이 피면 위에서도 아름다운 각을 만들어내지 않을까해서다.
백련지 탐험을 마무리하면서 참으로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
충분한 시간과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한 장비였다.
아무것도 없이 들어가니 태양에 호되게 당하고 나오는 것 같았다.
오히려 가을이나 봄쯤에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날 괴롭히는 햇살도 없고, 충분히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는 산책로가 있기에
나는 이 곳에 대한 좋은 기억을 담아갈 수 있었다.
다음에 찾아갈 땐 나 혼자가 아니길 바라며, 백련지의 꽃을 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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