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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선운사(고창) - 신라와 백제 그 사이에 놓인 아름다운 고풍이 있는 곳

by 루이보스 스타 2009. 8. 13.

 

 

신라와 백제의 역사 사이에 놓여있던 선운사

그 길목은 오랜 시간을 반영한다.

수백년 또는 그 이상일 듯 보이는 고목을 보고 있으면,

옛 조상들의 입김이 스리우는 듯 하다.

 

 

선운사는 가는 길은 한 쪽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자연 관광지를 연상케 한다.

환하게 비추고 있는 햇빛에 사람들은 가로수 사이로 피하면서 다닌다.

아이들은 수영복차림에 자신의 몸과 비슷한 튜브를 허리에 꽂고

뭐가 마냥 좋은지 웃으면서 뛰어다니고 물속으로 풍덩한다.

자연은 빛과 바람의 어울림 속에 덩달아 춤을 추는 듯 이리저리 설렁거린다.

 

 

 

강렬한 태양으로 나는 노출을 제대로 측정하기가 어려웠다.

이리저리 날린 사진들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많이 부족하구나, 다시금 느끼게 했다.

 

 

 

차를 타고 무작정 도솔암으로 향했다.

처음부터 걸어왔더라면 산내음도 맡아보고 산바람도 즐겨보고 하겠지만,

혼자 여행이라는 것에 남들의 시선이 마냥 부담스러웠다.

물론 이것도 혼자만의 닫힌 생각속에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도솔암 근처까지 도착하니 진흥굴이 보였다.

나름 역사가 있는 장소였다.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도 꼭 한 번씩은 보고 갔다.

물론 사진 찍는 일도 잊지 않았다.

 

 

 

진흥굴을 내려오다보니 큰 단풍나무가 축~하니 처져있었다.

그 사이에 빛들은 미친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

마치 빛들도 한무리만큼 여행을 온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아보려 했다.

 

 

 

수백년 묵은 나무다.

나무는 그 자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기념이 될만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담담히 서 있는 그 모습 그대로

갖은 시련을 견뎌낸 모습 그대로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도솔암에서 처음 나를 맞이하는 것이 바로 불전함이다.

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불전함은 상대방의 감성을 자극한다.

 

 

마애불상을 보기위해 가다보면 있는 사찰이다.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시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의 기원을 받는 것은 확실하다.

 

 

 

마애불상을 보러가기 전에 우측편에 산기슭을 오르는 길이 있었다.

뭐지? 하면서 궁금함에 오르고 싫은 오르막길을 또 오르고 있었다.

어느덧 시원한 산바람이 내 몸을 휘감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올라가보니 개 한마리가 나를 맞이한다.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개가 나를 놀라게 했다.

떡하니 자기자리를 꿰차고 올라오는 이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것이

마치 초소의 경비병 같았다.

 

 

여기에 오르니 반대편 계곡이 보였다.

누군가가 계곡에 서서 자신의 용감함을 뽐내고 있었다.

정말 누군가 뒤에서 툭하고 밀면 떨어질 것 같았지만,

그 사람의 행동은 평온한 듯 했다.

 

 

마애불상을 보기 위해 차를 끌고 도솔암까지 왔다.

차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왔을 것이다.

너무 오랜 시간을 선운사에서 보내기엔 하루가 짦았다.

손쉽게 마애불상을 보게 되니 그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나름 웅장함을 지니고 있었다.

너무 평면적인 구조여서 사진담기가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마애불상 앞에 놓인 수 많은 촛불들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이 들어가 있을 촛불들

이 촛불들 또한 인간의 욕심이 아닐까 한다.

 

 

도솔암을 내려오니 계곡물이 눈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남들처럼 나도 계곡물에 손이라도 담궈보고 싶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미끌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카메라도 무사하도록 행동해서

시원한 계곡물에 두 손을 적셨다.

그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시 차를 타고 한참을 내려오니 식당들이 보였고, 옛풍경을 만들어내는 다리도 보였다.

근처에 주차를 하고 사람들이 물수제비를 만들고 있었다.

나도 하고 싶지만, 혼자하면 청승맞을 것 같아서 그냥 마음으로 삼켰다.

하늘은 하얗고 계곡은 맑았다.

바람은 청량했고, 숲은 바람이었다.

 

 

 

이제 선운사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에 나섰다.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양과 마주했다.

 

 

 

입구에서부터 자신의 소원을 비는 등모양의 불전함이 보였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등하나에 자신의 이름을 다는 것에 1만원이란 것 또렷히 기억한다.

눈앞에 있는 것이 얼마나 있나 했더니 4천개가 넘었다.

뒤편을는 훨씬 더 많았다.

신기할 뿐이다.

종교란 것이 언제부터 돈을 받고 소원을 빌게 해주는 곳이 되어버렸는지...

그리고 돈을 주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 또한 왜 그렇게 되어버렸는지...

 

 

 

선운사의 약수는 3단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물이 타고 또 타고 내려간다.

여기서 물을 한 잔 마셨는데, 여름에 있어서 보약처럼 느껴졌다.

 

 

 

정오를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여기의 태양을 꺼질줄 모른다.

온통 눈부심에 화려함이 더욱 까칠해진다.

그늘을 주는 나무는 그저 저 멀리 바깥에만 있을 뿐이다.

어느 절에 가나 이런 휑함만이 나를 반긴다.

 

 

 

색다른 표현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었다.

단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위 사진의 왼편에 차를 마시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도를 위한 사람들에게 대접하기 위한 시설처럼 꾸며져 있었다.

난 다도보다는 그런 곳에 드러누워 낮잠을 청하고 싶었는데, 그런 장소는 없다.

선운사는 아름다운 절경 속에 쌓여있다.

절 그 자체는 크게 아름답지 않으나, 주변의 풍경이 시원하고 좋다.

지인들과 소풍을 오고 싶은 곳 중에 하나다.

특히나, 도솔암까지 가는 길에 있는 계곡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시원함, 그 산자락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