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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인돌(고창) - 지붕없는 마음의 창,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역사

by 루이보스 스타 2009. 8. 6.

 

 

고인돌처럼 생긴 박물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주는 박물관이다.

여기가 그래도 유명한 곳이라고해서 보러왔는데,

정말 생각보다 볼 게 없었다.

박물관 안이 전부다라고 하면 그게 정답일 듯 싶다.

뜨거운 태양아래 땀흘려가며 구경한 보람이 없는 곳이다.

 

 

박물관 내부는 비교적 시원하고 쾌적하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다양한 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있었으며, 아이들에게 좋은 견학처가 되는 곳이다.

나름 조명도 연출을 뛰어나게 해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인형들을 만들어놓아 구시대의 유물과 생활양식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너무 잘 만들어서 약간 섬찟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이 될 듯 싶다.

하지만, 어른인 나에게는 그다지 큰 감흥이 와닿지 않는다.

 

 

 

고인돌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다양한 장면도 연출해놓았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정작 아이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저 감성적인 여자아이들이 "엄마, 저기 누가 죽었나봐"하고 신경을 쓸 뿐이다.

 

 

 

 

그렇게 생각보다 크지 않은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바깥으로 나왔다.

나오니까. 목채가 만들어져 있었다.

옛날엔 저렇게 부락을 만들어서 집을 짓고 살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또 한 번 규모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바깥에 저렇게 조성된 곳이라면 둘러볼 곳이나 사진 찍을 곳이 많아야 좋은 추억과 교육거리를 제공해주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그냥 이게다야하는 말을 하고 있다.

그 이상의 것은 있지도 않으니까 보여줄 수도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작은 공간에 집들이 만들어져 있다.

겉으로는 그게 구성해놓았으나, 정작 들어가볼 수는 없도록 되어 있다.

들어가지도 못할 걸 저렇게 크게 해놓다니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조금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아이디어가 부족했나보다.

아님 맨날 하는 얘기인 자금부족으로 인한건지도 모른다.

 

 

 

이 곳에 가면 조그만 기차처럼 생긴 차가 있다.

시간대별로 움직이는데, 한 번 움직이는 간격이 2시간여를 넘는다.

정말 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사진만 무턱대고 찍고 혼자 걸어서 고인돌 유적까지 갔다.

한참을 걸어서 또 왔다.

정말이지 오늘은 지지리 복도 없는 날이다.

이 뙤약볕에 수백미터를 터벅터벅 걸어갔다가 다시 와야하는 내 심정은

정말 슬프도다.

 

 

열차처럼 생긴 차다.

그저 열차이려나?

저렇게 이쁘게 꾸며놓고 움직이는 것을 볼 수가 없다니...

사람들이 기다리다가 지치겠다.

휴가기간이고 하면 자주 움직여주면 좋을텐데...

나도 차라리 돈 내고 저차를 타고 갔다왔다했으면 좋았을 것을...

땀범벅이 된 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열차다.

 

 

 

박물관을 벗어나면 강이 흐르고 있다.

무슨 강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옅은 하늘아래 숨죽이며 태양을 피하는 강인 듯 싶다.

잔잔한 시원함이 내 목덜미를 적셨다.

 

 

고인돌 유적지에 도착했다.

난 처음에 멋도 모르고 박물관 안에 이 유적지가 있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박물관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따로 차로 이동하면 관람료 같은 것도 내지 않아도 된다.

처음엔 몰랐다.

상처다.

 

 

고인돌 유적인데, 책에서 보던 것과 조금 다르다.

저게 과연 고인돌이야? 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지 모르게 책에 나오는 사진과 닮아있다.

 

 

 

 

위에 보이는 대부분의 돌이 고인돌이다.

쉽게 알 수 없는 고인돌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고인돌이다.

안으로도 쉽게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나의 사진촬영 계획을 무시해버린 처사다.

생각했던 장면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쓰라린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

 

 

푸른 초원위에 무덤들이 있는 것을 보면

나름 운치 있음을 느낀다.

 

 

 

다시금 차가 있는 박물관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힘들었다. 큰 짐은 아니지만, 날씨가 나를 흐려놓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나는 또 하나의 여행장소를 거쳐간다.

우리나라 전국방방 곳곳 좋은 곳을 다 찾아가고 싶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고 좋은 곳을 나름 내 수첩에 적어놓고 싶다.

모든 것은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고 경험이 된다.

여기에 흘리는 땀 한방울도 고스란히 내 심장에 사진이 되어 박힐 것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모든 곳을 돌아다니게 되면

나는 또 다른 세상을 위해 떠날 것이다.

그 어디가 되었던 나는 여행을 내 인생으로 그려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