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로운 너의 눈빛이 언제나처럼 불씨가 되어
내 가슴에 쌓인 장작에 불을 피우는구나.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항상 그곳에 머무는데,
너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두커니 서서 쏘아보는구나.
시린 바람이 허리를 스쳐지나갈 때,
내장이 송두리째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전화기로 손이 갔다.
전화기에 번호를 누르려고 하는데, 이미 지워버린 네 번호가 기억도 나지 않기에
드문드문 추억들을 다시금 되돌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찾아헤맸는데도 내 손은 너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넌 그런 내게 시비를 걸려고 저 멀리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오지마라고 소리쳤는데도 네 걸음은 느린 듯 빠른 듯 다가오고 있다.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함께하면 된다고 하지만,
넌 오다가 내 앞에서 휙하고 돌아가버린다.
인연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리고 저 멀리서 다시 날 겨냥하는 너의 눈빛을 난 또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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