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 갈까 삼양목장에 갈까 고민하다가 삼양목장으로 선택했다.
나는 양떼목장 밖에 몰랐기에 별로 크게 유명한 곳이 아니니 사람 많이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사람 정말 많았다.
입구엔 비포장도로도 있고해서 이리저리 불편함이 많았는데
막상 도착하니 넓은 공간과 버스를 이용하여 정상까지 가는 걸 보니
생각보다 유명한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줄을 서고 있다.
약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나는 급한 마음에 입석으로 탔다.
꼬물꼬물 거리면서 보일듯말듯 풍경들이 스쳐지나갔다.
막상 도착해서 내리니 강풍에 몸이 휘청거렸다.
바람도 이런 바람이...
산 정상에서 이런 바람 맞아보기는 처음이다.
아 그래서 풍력발전기가 이렇게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십여기가 넘는 풍력발전기가 이곳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풍력발전기가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본다.
역시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
바람에 비틀거리면서 주변 사진을 겨우 찍었다.
넓은 초원에 바람만 가득했다.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지 더욱 세차고 모진 바람이었다.
나는 입구까지 걸어내려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서 남은 시간이 많이 없었다.
강풍을 뒤로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날씨가 흐려 원하는 채도를 얻지못했다.
그래도 언제 한 번 이런 곳에 와보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만의 여행이지만, 그래도 참 좋은 추억이 만들어졌다.
전에 풍력발전기에 대해서 조금 공부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사업아이템을 찾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부품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규모에 한계가 있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초원에 우직히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나름 이상적이었다.
만화영화 코난에 나올 법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바람을 피해 달아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안되는 사람들이 산책길을 택했고, 쉽게 볼 수 없는 이 곳에 눈도장을 찍으려 했다.
나의 사진실력으로 참으로 미숙하다.
두 눈으로는 정말 마음에 드는 구도였는데도 불구하고
사진을 뽑아보니 정말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후보정을 거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사진을 뽑아내는 그날이 과연 올까?
소녀시대가 CF를 찍었다던 장소
그런데 어디에도 소녀시대는 없다.
에너지의 시대가 왔다.
조금씩 목을 조여오는 자원고갈
세계는 또 다른 우물을 파고 있다.
언젠가는 다하고 마는 에너지
지구를 넘어 우주로 뻗어나가기 전에는
아마도 종말이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니면 농경사회로 돌아가던가...
사진촬영에 유명한 장소라고 하는 곳
그런데...그닥...
이 곳에서 베토벤 바이러스 등 여러 장면을 찍었다고 한다.
근데 시간이 꽤 지나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역시 혼자서는 흥이 나지 않는다.
푸른 초원을 담고 싶었다.
겨우 이정도가 아닌
알프스처럼 광활한 푸른초원을...
그러나 우리나라엔 없었다.
그나마 푸른 곳
소들은 구제역을 피해 숨어버렸다.
인간이 양들을 구경하는 건지
양이 울타리밖 인간들을 구경하는 건지
저 무덤덤한 표정을 보면 구분이 안간다.
양들이 정말 순하다고 한다.
그것도 양나름이 아닐까?
내가 양띠라서 그런게 아니라
양이라고 다 순한 건 아니다.
양들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무표정하다.
멍~때리는 것도 아니고
타조가 아이들이 주는 풀을 잘 받아 먹는다.
나도 주고 싶었으나 생쇼하는 것 같아서...
거의 입구근처까지 오니 마지막 염소떼가 있다.
양들에 비해 사나운 편이다.
옆에서 염소 건드리다가 염소한테 한 대 맞은 아이를 보니
불쌍했다.
대관령 양떼목장 갈걸...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큰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기대가 크니 실망이 컸다.
시간대를 못맞춘 게 너무 아쉽다.
아침에 갔으면 너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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