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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선택의 삶

by 루이보스 스타 2007. 6. 5.

인간은 누구나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된 삶을 살아야만 한다.

해질무렵부터 시작된 나의 고민들이 새벽녘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은데 나는 그 시간으로부터 도피하고 싶다. 상처입은 왼팔도 나를 힘들게 한다. 몸이 정상이 아니어서 그런지 심적으로 모든 것이 부담이 된다. 오늘 밤은 모기들이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멀찌감치 나를 피해 돌아다닌다. 모기소리도 없고 지금은 단지 컴퓨터의 팬돌아가는 소리와 선풍기의 날개 소리 밖에 안들린다.

그리고 정적을 깨우는 나의 자판소리도 함께 한다.

 

누구에게나 선택의 삶을 살고 있다. 나를 포함해서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누구나 그렇게 산다. 항상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난 그 선택의 딜레마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선택해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전제하에 나는 가장 최선을 선택을 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선택의 딜레마란 앞날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현재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 1초 앞을 못보는 세상에서 어떻게 먼 미래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인간이기에 모순에 빠져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싶다. 지금 난 후회의 진흙탕속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다. 막상 빠져보니 이 세상에는 과연 나 혼자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결정에 내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다들 방관자일 수 밖에 없다. 그들도 그들의 삶을 살아야 하기에...

 

어릴 적 사랑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빠졌었다. 그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진실했고, 두려움이 없었다. 생각의 새는 앞으로만 날았다. 정면에 큰 벽이 있어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무참히 그 벽에 부딪혀 머리가 깨져버리고 나서야 알았다. 사랑은 전쟁이란 것을 알았다. 사랑도 전쟁이고 직장도 전쟁이고 세상도 전쟁이다. 총과 칼을 들고 더 강한 적을 무찌르기 위해 탱크도 사야하고 비행기도 사야하는 그런 낭비전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사람들은 믿는다. 그러나, 어떤 일이 하고 싶은 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 하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고 사라졌다가 태어나기도 한다. 나 스스로에게 진실되게 묻고 그 진실속에서 나를 찾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한 훈련도 교육도 받은 적이 없다. 책에는 단 몇줄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정작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어떻게 찾는 방법은 없다. 그건 자신의 삶에 맡겨야 한다. 어떻게 보면 운명에 나를 맡겨야 하는 것이다. 삶이란 그렇게 비정하다. 잔혹하기만 했지 자비를 모른다. 나는 기로에 서 있다. 내 운명을 지금껏 따라오다가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꿈을 찾고 싶다. 내가 꾸는 꿈속에 내가 주인공이고 싶다. 가장 궁극의 힘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며 살고 싶다. 무엇이든지 척척 다 해내고 싶고, 세계의 언어들도 공부하고 싶다. 수많은 책을 읽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다. 컴퓨터를 깊이 알고 싶고 시도 쓰고 싶다. 수없이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직업이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체되면 도태되고 도태되면 추방되는 세상이기에 하루하루 발전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 내가 싫어하는 일, 내게 부담되는 일, 내 미래를 불확정하게 만드는 일 등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우수한 남들처럼 내가 원하는 일, 즐기면서 일하는 일, 매일매일 그 일에 빠져 사는 일, 도망치고 싶지 않은 일 등을 하고 싶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낭만적인 그리고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찾고 싶다. 지금의 난 고민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지만, 꼭 반드시 최대한 빨리 그 일을 찾을 것이다.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난 그 일을 시작할 것이며, 웃으면서 행복의 나날들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 우리 인간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뜬눈으로 밤을 새웠는지도 모른다. 오늘 하루도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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