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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나의 깊은 상처에 대한 나의 역사

by 루이보스 스타 2007. 9. 14.

비가 내린다. 비는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래서 이렇게 나는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컴퓨터앞에 앉았다.

비는 소리를 낸다. 소리가 없는 것은 비가 아니다.

항상 알린다. 자신의 존재를 나에게 알린다. 나는 소리로써 판가름 한다.

그것이 비인지 아닌지를 가늠한다.

아침부터 날씨가 더웠다. 차 안의 온도는 초여름의 온도와 비슷했다.

후끈 달아오른 차는 엑셀을 밟자마자 시원하게 내달렸다.

항상 나의 일은 미뤄진다. 미루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혼자만의 세계에 살고 있으면 내가 왕이기 때문에 뭐든지 내 맘대로 이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내 맘대로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내 맘대로다.

사랑을 알게되고 느끼게 되면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가 강철로 감옥을 만들고 나를 집어넣는 꼴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감옥안에 갇혀서 저주받은 음식을 먹고 있다.

오늘 하루도 무척이나 길었다. 손안에 잡히는 일들은 고스란히 내 머리속을 떠나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물과 기름같았다. 깊은 생각에 빠지고 싶은 하루였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나에겐 대화상대가 필요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심정을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친구를 찾아갔다. 하지만, 그도 힘들기 때문에 쉽사리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은 편해졌다.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이렇게도 좋은 것인줄 새삼 다시 느꼈다.

그런데, 친구와 애인은 다르다. 애인은 아내와 다르다. 아내와 여자는 또 다르다.

그래서 사람은 항상 변함을 가지고 있다.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항상 변하는 존재이기에 여태껏 살아남아서 먹이사슬의 최고위치에 올랐는지 모른다.

동물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본능에 충실하기에 그들은 진화가 느리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의 발아래에 우리에 갇혀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빗소리가 멈춰져간다. 싫다. 이제서야 마음 잡고 글을 쓰려는 나에게 하늘은 기회를 주지 않는다.

나의 얘기가 지루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는 하나이고 생각은 수십개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로써 존재해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다.

퇴근할 때 심장이 알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 왜 뛰는지는 모른다. 이유를 모르겠다.

최근들어서 생긴 이상한 병이다.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심장, 그리고 온도가 올라가는 내 몸.

알 수 없는 존재의 거대한 힘이 나를 멀리서 위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것을 알 수가 없기에 두렵다. 알게되면 그 두려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다보면 항상 그 존재의 가치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나의 존재의 두려움, 너의 존재의 두려움, 세상의 존재의 두려움도 느낀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 적응하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의 힘과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해도 뜨거워진 심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여전히 답은 없었다.

나는 나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본다. 나는 무엇이고 나는 누구이며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소크라테스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을 다시 고찰하는 중이다.

왜냐하면 내 삶의 가장 근본이라고 본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나를 누른다.

사랑에 대한 고찰이다. 이것은 나의 역사이기도 하고 편집되어버려진 사진이기도 하고 자서전이기도 하다.

시작하면 끝이 나고 끝날 때쯤엔 난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울부짖는다.

고층 옥상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면 나는 개미만도 못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나의 한 걸음이 삶과 죽음을 결정하기 때문에 나는 그때에서야 비로소 두려움을 잊어버린다.

지금의 난 경계선에 서 있다. 뇌와 생각의 경계선이다.

한정되어진 공간을 제공하는 뇌는 내가 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제공한다.

그러나 생각이란 것은 무한하기 때문에 자신을 조절하지 못한다.

먼 우주를 왔다갔다하면서 생각은 뇌를 뒤집어놓아버린다.

생각이 뇌를 망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치매에 걸리고 싶진 않다. 차라리 그럴바엔 난 죽음을 택할 것이다.

나는 아직 나라는 본질을 찾지 못한채 우주를 방황하고 있다.

항상 그렇게 된다. 내가 믿었던 것에 배신을 당하게 되면 나는 절망하고 현실세계를 부정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내가 버려야할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돈이라는 물질의 힘을 느꼈다.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욕구를 조금씩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의 달콤함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무작정 세상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안정된 생활이란 소망을 위해 계속 치고 나갈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나는 매혹되어 버렸다.

돈 또한 중독이다. 한 번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래서 지름신을 만나고 물건을 만나고 만족이란 욕구를 만난다.

나는 수많은 소용돌이의 경계선 쯤에 서 있다.

아니면 수많은 태풍의 사이에 있던지 아니면 우주공간에서 미아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 어떠한 힘이 당기는 대로 가버리고 있다.

내가 나를 놓아버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나는 미아가 된다.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나를 잃어버리고 사랑도 잃어버린다.

이미 하나는 잃었다.

간절히 원해도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나이며 너이다.

나는 사랑에 대해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버림받았으며 배신당했으며 도망가버렸다.

나는 사랑에 대해 깊은 기대를 안고 있다.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한다는 그 영원함.

그래서 나는 아이들보다 못한 놈인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순정만화의 세계속에 해피엔딩의 영화속에 빠져산다.

난 그래서 힘들다. 항상 꿈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세상을 너무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이 떠나가나보다.

난 나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괴로운가보다.

오늘은 비가 내리다가 그쳐버렸다.

더이상의 글이 쓰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일의 나에게 바톤을 넘기겠다.

항상 꿈속에서나마 내 삶의 행복을 찾기 위해 나는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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