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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일상

오늘을 위해 살아라.

by 루이보스 스타 2007. 9. 29.

한참을 걷다보면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인지 아니면 남의 길의 가고 있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항상 불안함을 가슴에 지니고 힘들 때마다 그 주머니를 열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더욱 가슴 졸이며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론 알고 있을 때와 다르게 모르고 있을 때가 더욱 우리에게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삶이란 항상 외롭지만은 않고 항상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슬프지만도 않으며, 즐겁지만도 않다.

그것은 모두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교과서에서 떠들어대지만, 나는 믿지 않는다.

삶과 죽음과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가 정하는 선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받아들이는 것은 삶이란 내가 겪는 모든 것이라는 것 밖에 없다.

내가 살아 숨쉬면서 내 살갗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과 나의 두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과

나의 두 귀로 듣는 모든 것과 나의 코로 맡을 수 있는 모든 것일 뿐이다.

누군가는 고통을 크게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참고 버티며, 누군가는 소리치며 울 수도 있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나와 너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답은 없다.

순간순간에 우리는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그것 때문에 뒤늦게 후회하며 울분을 삼킬 때도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그것이 안되는 게 바로 사람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기댈 곳도 없고, 대신해줄 사람도 없다. 그저 자신의 삶을 이겨내는 것 밖에 없다.

 

옛날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힘들다고 세상 사는 게 뭐가 이렇냐고 했다.

친구는 내게 세상을 너에게 맞출려고 하지마라, 니가 세상에 맞춰살아야 한다. 그게 니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지금 나의 삶이 다른 사람과 크게 어긋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항상 세상에 맞춰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먹고 살 수 있고 더 좋은 것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원하는 인간이 되어야하고, 세상이 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상이 원하는 인간상이 되기 위해 책도 읽고, 노력한다. 그래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는 노숙자가 되어버린다. 세상에 맞추지 못해서 그렇게 된다.

세상이 원하는 인재상이 아니라서 우리는 문밖으로 쫓겨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한다.

영어도 공부하고, 학점을 높이려고 공부하고, 인간관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남들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 경쟁하고 이길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애쓰면서 산다.

그렇게 살다보면 각종 보험도 들어야하고, 적금도 부어야하고, 집도 마련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수많은 정해진 일들을 차례대로 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을 안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 만약에 아프거나 하면 어떻할려고 그러니,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기본적으로 들어줘야한다고 한다. 적금 안부으면 도대체 생활을 잘하는 건지 의심스러워까지 한다. 자신들은 집을 마련하기 위해 이리저리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결혼하기 위해 대출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이리저리 따진다. 아이는 몇을 낳고, 앞으로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는지 매일매일 고민한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해야 세상에 발을 들여놓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너들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재벌 2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일매일 끙끙 대면서 살아야 한다. 때려치우고 싶은 회사도 어쩔 수 없이 다닌다고들 한다. 그렇게 신세한탄속에서 우리는 꿈을 잊어버려가며 산다.

 

한참을 삶이란 길을 걷다보면 나의 길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의문 속에서 나는 잠재된 나를 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을 실행하는 자와 실행하지 않는 자의 차이는 분명 여기서 비롯된다. 세상 사람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행하는 자와 아닌자. 그렇게 차이를 만들어내기에 우리는 서로의 높낮이가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찬바람을 씌고 들어왔다. 달은 구름에 가려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별대신 네온사인이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도 공장의 불은 켜있고, 멀리서 보이는 빌딩들도 불빛들이 군데군데마다 들어와 있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산다. 자신을 꾹꾹 눌러 참아가며, 자신이 속한 관계들을 위해 매일매일 참아가며 산다. 나도 그 속에서 산다. 나도 매일 노력한다. 나도 매일 돈 벌기 위해 이리저리 고민한다. 그 어떤 길을 가도 우리는 사회라는 울타리안에서 훈련받고 생활한다. 그것이 전부일지언정 목표는 아닐진데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나는 오늘 찬바람을 씌며 순간이나마 나를 잊었다. 괴롭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순간 사라졌다. 눈물 대신 웃음이 났고, 슬픔 대신 즐거움이 솟아났다. 내 안의 내가 필요없는 것들을 닫아버린 순간들이었다. 짧은 순간이나마 나는 나를 벗어났다. 근심걱정을 버리고 내가 맞는 바람에 나를 쏟아내었다. 나를 벗겨버렸다. 그랬더니 나는 세상을 벗어난 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속에서 환한 나를 만났다. 삶이란 그러할 진데, 웃으며 즐겨도 모자랄 진데, 내일 죽는다하여 오늘 괴로워하면, 나는 정말 참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웃어도 모자른 오늘 하루를 위해 매일매일 즐기기를 권한다. 삶이란 그것만으로도 벅차고 감동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항상 내일을 걱정하지말고, 오늘을 즐기기를 권한다. 내일은 계획표에 써놓은 것만으로도 잊고 살아라. 내일은 아직 존재하지 않으니까 걱정부터 하지 말아라. 오늘은 웃고 살아야 한다. 내 몸을 스쳐가는 바람의 향기를 맡고, 나를 비추는 눈부신 태양의 기쁨도 알고, 세상이 나에게 보여주는 영화같은 인생을 즐기며 살아라. 그것이 오늘 나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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