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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통도사(양산) - 한여름의 사찰

by 루이보스 스타 2008. 12. 11.

 

 

여름날 통도 환타지아에서 몸을 피곤하게 한 후에 통도사로 왔다.

계곡물엔 빠져드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한껏 신이나서 물고기를 잡는다고 가녀린 두 팔로 물살을 헤치는 아이들

아이의 손을 붙잡고 혹여나 넘어질까봐 꼬옥 붙들고 걸음마다 시원함을 느끼는 아낙네들

치마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한손엔 구두를 들고 맨발로 계곡물을 건너는 아가씨들

멀리 그늘에서 두 다리 쭈욱 뻗고 담소를 즐기는 노인들

모두가 이 순간만큼은 평화를 즐기고 있다.

 

 

 

통도사 입구에 박물관이 생겼다. 갈수록 늘어나는 관광객 때문에 이 박물관을 지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종교를 위해 과시용으로 지은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나는 종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다. 그저 인간이란 동물이 너무나 나약하기 때문에 그것에 의지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찰 입구에 큰 박물관이 있고 그 앞엔 입장권을 파는 가게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 어딜가도 돈이 있어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통도사에 있는 나무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컷 찍었다. 하늘이 너무 맑았으며, 왠지 오늘 같은 날은 돗자리 깔고 그늘진 곳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고 싶다. 그러고 일어나면 머리가 개운해질 것만 같아서.

 

 

 

 

꽤 오래된 건물이 많았다.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사람들은 각자 큰 소리없이 움직이며 관광을 즐겼다.

와서 부처님께 절하는 것도 보았고, 연인끼리 와서 멋진 추억을 그리는 것도 보았고,

가족들이 와서 교육용으로 거쳐가는 것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찾았다.

나는 생각한다.

규모와 역사가 이 곳에 사람들을 끌어들인다고.

 

 

 

사진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생긴 것 같다. 쭉 뻗어야할 기둥이 바로 서지 않는다.

너무나도 푸른 하늘이 내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푸른 날은 카메라가 내 손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는 마구 셔터를 눌러댔으며, 초점을 잡는 삐리릭이란 소리가 내 귀에 박혀서 떠나질 않았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부처의 사리를 모신 곳으로 알고 있다.

마치 여기엔 특별한 뭔가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무엇을 가지고 가는 걸까.

단지, 하루의 추억만을 위해 이곳에 오는 걸까.

때론 누군가의 얼굴엔 근심이 서려 있었고,

때론 누군가의 얼굴엔 행복이 서려 있었다.

차이는 알 수 없지만,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우린 큰 의지가 될만한 것을 찾으려고 하는지 모른다.

 

 

 

통도사는 규모가 큰 사찰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역사가 오래되어 세월의 흔적도 남아있다.

이제는 절이 절로서가 아니라, 관광지로서의 역활이 증대되어 가고 있다. 갈수록 종교의 가치가 변화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삶이 삶을 이끄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