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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륵산케이블카(거제) - 높은 곳에 그리고 더 넓은 곳에

by 루이보스 스타 2009. 1. 6.

 

미륵산케이블카가 유명하다고 해서 들린 장소다.

갔는데, 어디에서 사람들이 왔는지 모르겠다.

엄청난 인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번호가 1000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시간당 1000명을 소화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천여명이 대기하고 있고 갑자기 점검해야한다고 30분정도 기다렸고...

 

 

케이블카가 의외로 비싸다.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9천원 가까이 했던 것 같다. 8천원이었나?

하여튼 비싸다. 어찌보면 정상까지 걸어가야할 노동과 시간에 대한 댓가로는 아주 쌀 수도 있지만,

너무 짧은 시간에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별로 감흥도 없고 기억에도 안남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엄청나게 모여들고 있었다.

 

 

 

국내 최장길이를 자랑하는 미륵산케이블카는 한눈에 봐도 사람을 앞도한다.

그런데, 8인승 케이블카가 너무나 빠른 것이 단점이다.

쌩쌩하고 지나가버리는 케이블카

케이블카 안에서 사진찍기도 힘들다.

 

 

케이블카를 기다리다보니 한 2시간넘게 기다렸던 것 같다.

조그만한 광장에는 어떤 아저씨 둘이서 교대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섹소폰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듯 했으나, 수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묻혀버리곤 한다.

한쪽에선 오뎅국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2천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끊임없이 모여들어 결국엔 가지고 온 재료를 바닥내버린다.

2층에 식당이 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로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한다.

오늘이 1월 1일이라서 그런지 더욱 사람들이 많다.

 

 

케이블카를 밑에서 위로 쳐다보면 장엄한 광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 자체는 아주 작기에 큰 위압감이 들진 않지만,

산 정상까지 이어진 케이블을 보고 있으면 왠지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지고

인간의 능력이 대단하게도 생각되어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케이블카를 타고 내 출발점을 찍은 사진이다.

기다리다 겨우 케이블카를 탔다.

오랜 기다림끝에 아주 짧은 낙이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너무 빠르다보니 큰 감흥이 없다. 주위의 모든 것들은 금방 스쳐지나간다.

 

 

미륵산 정산 바로 아래에서 찍은 사진이다.

시간이 없어서 정상까지 가진 못하고 케이블카를 다시 타기 위해 주변에서 그저 머뭇거리기만 했다.

조금 후면 해가 지기 시작할텐데라는 생각에 걸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를 붙잡아 둔 것은 다름아닌 시간이었다.

해는 어느새 조금씩 기울어가고 있었다.

통영주변이 훤히 드러나보여 마치 그 부끄러움을 알 듯 산뒤로 숨어있었다.

 

 

 

미륵산 정상에는 못가봐서 너무 아쉽다. 큰 차이는 아닐테지만, 그래도 케이블카 정류장에 있는 것과

느낌이 천지차이일 것이다. 문득 저 높은 곳에 있는 이들이 부러워 렌즈를 움직였다.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것들은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자연을 배려해야한다. 구조물로 덮어버리고 깎아내고 뜯어고치고 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기적인 행동일 것이다.

환경주의자는 아니지만, 갈수록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아서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미륵산케이블카도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기구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여전히 통영의 관광명소로 남을 것을 기대하며, 나는 이번 여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