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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돋이공원(영덕) -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찾아서

by 루이보스 스타 2009. 2. 2.

영덕

해돋이공원은 작지만, 보석같은 매력을 지닌 아담한 장소다.

등대를 하나의 조각상처럼 꾸며놓아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밤이 되면 빛의 거리로 불리우는 주변 풍광이 너무나도 아름다울 듯 하다.

시간이 안되어서 야간까지 있을 수는 없었지만, 상상만으로도 보고싶어서 군침이 돌려고 한다.



등대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등대의 멋진 외관도 좋고, 높은 장소까지 발걸음을 옮겨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서 또 한 번 좋다는 느낌이 든다.

아래로는 통일기원 장승대회에 출품된 전시작들이 뿌리를 내리고 사람들에게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계곡처럼 가운데가 움푹 패여있어 하천모양으로 정비를 해놓았고, 나무로 된 다리가 있어 주변의 멋과 어우러져 있다.


 


아래로 걸어내려가보니 사람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가 뒤에 있으며 밋밋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몰아치는 파도를 보니 오히려 무서움이 들었다.

파도는 대지를 집어삼킬마냥 움츠리면서 달려들었다.

이렇게 큰 파도가 치는 것은 처음 봤다. 

저 아래에 내가 있었다면 파도에 휩쓸려가 주검조차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거대한 파도 몰려올 때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빠르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으나, 아주 크고 무서운 한 방이 달려온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TV 뉴스에서나 봐왔던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되는 사람들이 뇌리에 스치는 건 왜일까.

그만큼 끝간데를 모르는 바다에서 시작되는 파도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한걸음 더 다가가지 못한 채 멀리서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동해의 수평선은 정말 시적이다.

막연하고 웅장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수 많은 말로도 표현되지 않을만큼

동해는 아주 충분히 시적이다.

파도 소리 또한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바위를 깎아내는 듯한 강렬한 소리가 난 가끔 그립다.


 


바다헌장과 게의 집게발이 있는 등대 앞

사람들이 기념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다.

집게발은 여기는 영덕이라는 광고판처럼 상징적인 형상이다.


 


현재 짓고 있는 또 하나의 경치를 즐기는 포인트

얼마지나지 않아 완공이 될 듯 싶다.

저기에서는 더욱 아찔해보이는 바다와의 간격이 사람들에게 큰 자극을 주지 않을까 한다.

조금이라도 바다곁에 다가서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등대와 바다의 어울림을 시도하는 것은 내가 여기와서 반드시 해야할 이유 중에 하나였다.

등대와 바다의 등식은 예로부터 전해져내려왔고 지금도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밀기기들이 발달하고 과학이 발전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단 한 번의 실수가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기에

우리는 항상 가시적인 것에 매달리게 된다.

등대는 인간의 그러한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밤이 되어 모든 것이 어둠에 묻혀버려도 등대는 그 어둠의 벽을 빛의 창으로 뚫어버릴 수 있다.

나에게도 삶의 어둠이 내렸을 때 강력한 한 방이 있을까.

그런 힘을 나는 받을 자격이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