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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보해매화농원(해남) - 봄의 선구자 매화

by 루이보스 스타 2009. 3. 22.

 

전남 해남에서 보해매실농원에서 이루어진 사진촬영대회에 맞춰 나의 휴일을 투자하였다.

그날은 제 1회 땅끝산이매화축제도 함께 있는 날이었다.

토요일날 모델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는 부푼꿈을 안고 출발했다.

장장 4시간여 걸친 운전은 나를 조금 피곤하게 했다.

하지만, 사진대회에 입상하고자 하는 욕심에 피곤함을 몰랐다.

 

 

작년에 왔던 곳에 모델촬영지라는 알림글이 보였다.

사람들은 꽤 많이 모였다. 축제를 즐기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한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릴 듣고 보니 모두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모여있었다.

모두들 고급 장비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 정말 대단한 열정들이 느껴졌다.

하지만, 왠지 느낌이 아마추어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시끌벅적거림이 그런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모델 촬영 시간이 될려면 한참 남았다.

친구들과 자유작품에 출품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날은 충분히 흐렸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오늘 같은 날 하늘이 나를 도와줬으면 했는데, 안타깝게도 나의 기도를 듣지 못하셨나보다.

흐린 날에 나의 렌즈 조리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ISO도 노이즈 때문에 그렇게 높게 올리지 못했다.

SB-800만이 나의 희망에 한줄기 꽃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았다.

온통 구름으로 얼룩진 하늘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팠다.

 

 

매화가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

벚꽃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충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매화.

진한 향기를 내뿜지는 않지만, 가슴속에 향기를 담을 수 있는 매화.

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의 느낌을 사진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화는 사진 담기가 참으로 어렵다.

순백의 하얀 느낌도 아니고 벚꽃처럼 웅장함을 자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찰나의 사진이 아쉬웠다.

 

 

 

매화밭이 정말 넓었다.

나무들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군대 사열을 보는 듯 했다.

한쪽에선 계속 축제의 향연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사방팔방으로 울려퍼졌다.

 

 

 

1년에 한 번 있는 해남 여행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깊숙히 둘러보지 못했다.

너무나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함께 가고 싶은 사람도 생겼으면 하는데,

사는게 쉽지 않다. 마음대로 안되니 짜증만 늘고 있다.

난 왠지 해남이 좋다.

넓게 펼쳐진 들판이 정말 마음에 든다.

항상 산으로 둘러쌓인 곳에 살다보니 탁 트인 이 곳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친구들도 같은 의견이다.

 

 

축제는 어딜가나 비슷하다.

양 옆으로 먹거리와 행사안내 등이 즐비하고 사람들은 행사장에서 행사하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공연은 특징이 없다. 어딜가나 비슷한 공연이다.

그들은 우리 나라의 축제현장에 찾아가기 때문에 보고 또 볼 수도 있다.

우리 나라의 축제는 새로움이 아니라 단지 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것 같다.

새롭고 놀라움을 버리고 편하게 그리고 항상 그렇듯이라는 말을 잘 보여준다.

 

 

자유작품에 출품해야하는데, 주제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

비가 내린다는 가정하에 5가지의 구성을 가지고 갔었는데,

비는 안오고 구름만 왔다. 그래서 나는 내가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했다.

모델 촬영에 메모리를 거의 다 써버린 나.

모델 촬영이 첫 경험이어서 그런지 너무나 두근거렸다.

인물 사진에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매화가 피고 질 때쯤 벚꽃이 핀다.

마치 마라톤 주자가 바톤터치하듯 서로에게 봄의 기운을 건네주는 것 같다.

추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이 오는 것을 난 좋아한다.

난 겨울보다 여름이 좋다.

생생한 삶을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삶이란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인생의 추운 겨울은 바로 지금이다.

그래서 내게도 곧 봄이 올 것이다.

나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다.

 

 

 

봄이 지나가고 나면 푸른 색에 둘러쌓일 것이다.

그리고 뜨거운 태양이 나를 태울 것이고,

시원한 빗줄기가 나를 식혀줄 것이다.

봄이여 오라.

낯선 어둠을 삼켜줄 봄이여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