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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09 국제범선축제(여수) - 고풍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바다의 낭만주의자들

by 루이보스 스타 2009. 5. 4.

 

 

비가 주루룩 내리는 날

범선들을 보기 위해 여수항에 갔다.

여수항인지..여수신항인지 잘 모르겠다.

수 많은 범선들이 바다위에 있을 줄 알았다.

너무나 기대한 나머지 실망이 컸던 범선축제였다.

 

 

군함이 들어와 있었다. 굳이 보고싶진 않았다.

군함은 다 거기서 거기다.

중요한 것은 다 가리고 눈에 빤히 보이는 것만 보여주는데

뭘 더 그리 보고 싶겠는가.

단지 이번 기회가 참 좋았던 것이 군함에 올라가니

이건 뭐하는거고 이건 어떨 때 쓰는거고

이 미사일은 한 발에 얼마나 하냐는 둥 사람들의 궁금증을 덜어준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막 이런저런 설명을 들으니 단지 보는 것하고는 틀렸다.

맨날 눈으로만 즐기다가 들리는 관광을 하니 괜찮았다.

단, 비를 주루룩 맞아가며 함정을 둘러보는 것에 조금 익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150여명 정도 정원이라고 한다.

군인들도 다 친절하고 함정도 깔끔했다.

하지만, 너무 평범함이 많았던 것 같다.

 

 

대형 범선은 2척이 있었다.

누리마루도 있었는데, 대형엔 안들어간다.

두 척다 모두 러시아 범선이다.

소속은 무슨 해양학교라고 적혀 있었는데, 딱히 즐거워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선원들의 표정을 보니 지겨운건지 재미가 없는건지 마치 이런 곳에 왜 와 있어야하는 듯한 표정이다.

그 점이 가장 싫었다.

딱히 미소가 없는 선원들의 표정에서 축제의 분위기는 망가지고 있었다.

많이 피곤했기 때문일까.

 

 

 

범선은 특징이 있다.

큰 돗대가 바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다.

대형 돗대가 몇개가 있고 그 돗대를 위주로 큰 거물망처럼 엮여져 있다.

중세풍이 느껴지는 게 멋진 배다.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 배가 생각이 난다.

비가 와서인지 야외행사는 취소가 되었다.

축제 분위기는 배가 있는 반대편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천막안에서 여러가지 체험도 하고 식사도 하고 물건도 사고

우리 나라 축제는 이런거 보면 어딜가나 똑같다.

 

 

범선이 가장 아름다울 때에는 바로 항해하고 있을 때가 아닐까 한다.

돛을 펴고 대양을 향해서 나아갈 때 범선의 미가 가장 돋보일 것이다.

홈페이지에는 십여척이 온다고 했는데, 누리마루를 제외하고는 달랑 2척이다.

작은 배는 빼고 말이다.

실망에 실망을 거듭했다.

여수에 온김에 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했었다.

정박해 있는 또 다른 범선이 없나 두리번 거려 보았지만,

그저 2척과 누리마루가 관광객의 인기를 받고 있었다.

물론 함정도 엄청난 인기를 받고 있었다.

작은 항구에 배를 댈 곳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돛을 편 범선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해양 경찰에서도 배가 한 척이 정박해 있다.

범선 축제라고 해놓고 군함 한척, 경찰선 한척이 큰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오기로 한 배가 못온 것일까?

잘은 모르지만, 경찰선도 꽤 멋드러지게 생긴 걸 알 수가 있었다.

선박쪽으로 일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운명이 나를 거두어버렸다.

우리 나라를 지키는 군함과 경찰함정은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범선축제에 와서 말이다.

 

 

 

누리마루의 위치가 어정쩡해서 사진찍기ㅏ 너무 힘들었다.

세로로 정박해 있으니 생각보다 각이 안나왔다.

다른 배들처럼 가로로 정박하지 왜 세로로 정박했는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경찰선이랑 자리를 바꿔버리고 싶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범선 누리마루호는 작고 예쁘긴 하다.

하지만, 큰 위용은 느낄 수가 없었다.

관광객을 위해 배 안에 마네킹도 설치했다.

 

 

 

 

누리마루호에 오르니 러시아 범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좋은 위치가 있었다니 누리마루의 위치가 새삼 좋게 느껴진다.

저 돛대에 돛을 펴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

날씨 탓도 하고 온다던 범선이 안와서 탓도 하고

점심시간이라고 범선에 오르는 거 다 막아버리는 행사무개념 탓도 하고

축제라면서 입구하나 찾기 어렵게 만들어놓은 탓도 하고

항구 출입구쪽 문을 열었다 닫았다 맘대로 하고 길도 시멘트가 녹아내려서 엉망이고

축제라고 해놓고 크게 볼거리도 없고 어딜가나 있는 게 있을 뿐이고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실망을 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나는 셔터를 눌러댔다.

그래 지금은 이 모양이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질거야.

2012년에 여수 세계박람회 한다던데 그때도 이러진 않을거라 믿는다.

유치해놓고 준비부족으로 나라망신 시켜선 안되니까 말이다.

그것도 다 국민의 세금인데...

 

 

경찰선을 보니 정말 색을 참 이쁘게 칠했다는 생각이 든다.

파랑과 흰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저렇게 디자인한 사람은 정말 색감각이 있나보다.

아님 원래 저렇게 해야하는 규정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규정을 만든 사람은 뛰어난 미술적 감각이 있나보다.

경찰선이 저렇게 이쁘게 보이긴 첨이다.

 

 

크루저 대회인가? 그것도 오늘 일정이 잡혀져 있었다.

요트들이 뭔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경주라도 펼치려나 했는데, 날씨도 엉망이고 하니 별로 생기가 없어보였다.

굳이 날씨탓만 해도 안되는 것이 축제 진행이 조금 마음에 안들었다.

특히 출입구 부분이 찾기도 힘들고 불편하고 옷도 버리고 도대체 행사관계자는 그걸 알고서

가만히 있다는 것이 참으로 게으르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큰 기대를 하고 왔는데, 비도 맞아가면서 행사를 즐길려고 했는데,

하늘이 우선 나를 벌하였고, 축제가 나에게 찬물까지 줬다.

그래도 괴롭진 않았다. 나름 새로움이 있었으니까.

앞으로는 조금 더 멋진 행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