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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얼음골(청송) - 시원함, 이루 말할 수 없는 그 시원함

by 루이보스 스타 2009. 9. 6.

 

 

초점이 안맞는 흐려진 사진들이 즐비하다.

이상하게도 날씨가 이상해서인지 카메라가 이상해서인지

햇볕이 쨍쨍한데도 A모드로 두면 셔터스피드가 부족하다고 나온다.

조리개를 아무리 열어도 부족하단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안찍을 수는 없는 법

내 손을 믿고 찍었으나, 발등 찍혔다.

 

 

처음엔 얼음골을 갈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뭐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

그냥 주산지를 들러 집으로 갈려는데 너무나 허전해서 얼음골이나 가보자는 식으로 내달렸다.

도착하니 왠걸~

시원한 인공폭포가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자연폭포라면 너무나 아름다웠을진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이프로 연결된 게 보였다.

계곡물이 저 위에서부터 흘러내려 사람들에게 아주 멋진 장소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아이들은 얕은 계곡물에 첨벙첨벙 수영하고 있었고,

어른들도 무릎정도 오는 계곡물에서 물놀이에 신이 나 있었다.

 

 

 

떨어지는 폭포가 무지개를 만들어냈고, 여기저기서 즐거움에 떠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수 많은 텐트가 이 곳의 인지도를 말해준다.

이 곳이 그렇게 유명한 곳이라니...

곰곰히 생각해보니 청송 얼음 막걸리가 생각이 났다.

왠만한 상가에는 하나씩 있는 청송 얼음 막걸리.

아...여기를 말하는구나하고 깨달았다.

 

 

 

 

경북 청송 얼음 막걸리가 바로 여기 막걸리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제서야 아~하는 말과 함께 여기가 유명한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 곳에 뛰어들어가서 튜브에 몸이라도 얹히고 싶었지만,

비준비성과 시간 등이 없는 관계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늘에 가만히 앉아서 잠시 쉬다가 올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잘 정돈된 이 곳을 찾는다.

특히 여름철엔 이만한 계곡이 없을 듯 싶다.

단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조금은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엔 어쩔 수 없는 풍경이다.

 

 

떨어지는 폭포수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시원해진다.

여름은 정말 내게 시원한 계절이다.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계절, 바로 여름.

난 평생 여름만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것 또한 내가 바라는 목표 중 하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테이블에 시원한 음료수와 파라솔에 의한 그늘까지

정말 천국이 따로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삶이란 정말 저렇게 즐기면서 살아야하는데,

우린 항상 쫓기면서 사는 것 같다.

 

 

 

한 커플이 같은 모양과 색을 가진 튜브를 들고 지나간다.

마치 큰 도넛을 서로 어깨에 짊어지고 가는 개미처럼 느껴졌다.

도넛을 물에 젖게 하지 않기 위해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시원한 폭포다.

소리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정말 기찬 아이디어다.

뜨거운 여름의 온도속에 저런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나는 여름이 더욱 좋은 것 같다.

 

 

수 많은 차들이 주차를 못해서 안달이다.

빠져나가는 차는 거의 없고, 들어오는 차만 줄지어있다.

주차된 차들은 지친 몸을 달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태양을 피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 발견한 얼음골 약수터이다.

돌다리를 건너 들어가니 약수터가 약간 안쪽에 있었다.

근처에 다가가니 시원한 바람이 쏟아졌다.

마치 냉장고의 냉동실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아~ 이래서 얼음골이라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또 한번 스쳐지나갔다.

여기에 몇십분 있으면 몸이 얼어버릴 듯처럼 차가웠다.

약수물 또한 이를 시리게 만들정도로 시원했다.

차가움과 시원함의 연속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사람들과 이 곳을 다시 찾고 싶다.

그래서 정말 편안하게 여유를 즐기고 놀다가고 싶다.

마치 내가 꿈꿀 수 있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이 곳은 매혹적이었다.